<옮긴이의 말>

  이론서를 집필하려고 마음먹는다면 저자는 아마도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론들을 세세히 다루다 보면 책은 책대로 두꺼워지고 자칫하면 독자는 이론들 사이에서 길을 잃기 십상일 터이고, 이론들 사이에서 줄기가 되는 길만을 정리해 일러주다 보면 독자가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을 터이니 말이다. 책을 번역하는 동안, 이 책의 원저자들이 동일한 고민을 했겠다고 느꼈다. 아마도 저자들은 큰 줄기를 먼저 이해하고, 그 위에 각 이론을 올리는 것이 순서라고 판단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행정학에서의 전체적인 이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적합하며,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은 관련된 명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제시했기에 이론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보통 공저로 작업을 할 때, 특히나 대가들끼리 또는 대가와의 작업에서 각 장의 내용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도록 집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각 장의 위치 설정, 각 장 간의 내용 구성, 그리고 최신이론의 반영에 이르기까지, 저자들간의 유기적이고도 면밀한 분업과 협업, 그리고 치밀한 고민하에서 집필됐음을 눈치채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면서 본래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의역을 피했으며, 국내에서 이미 통용되는 학술용어들은 그대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번역 작업을 하는 동안 옮긴이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점은, 원저에 많은 은유와 문학적 표현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행정학 전공서적에는 흔치 않은 경우였기에 적절한 단어를 찾기 쉽지 않았다. 최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어를 병기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분은 순전히 옮긴이들이 감당할 몫이다.

  이 책은 좋은 행정이론서를 추천해 달라는 민 교수의 청에 오 교수가 추천한 책이었고, 민 교수의 제안으로 번역 작업이 시작됐다. 폭우와 폭염의 기후 변화를 겪었던 2022년의 여름방학 동안 옮긴이들의 무심함을 묵묵히 견뎌 준 가족들께 감사한다. 어려운 출판 현실에도 흔쾌히 비인기 번역서의 출판을 도맡아 준 윤성사 대표님과 출판사 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옮긴이들을 믿고 출판을 허락해 준 원저자들께도 감사드린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한국을 무척 사랑하셨던 H. George Frederickson 교수님의 책을 번역하게 된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2022년 8월

한라산이 보이는 연구실에서

옮긴이 일동

 

<머리말>

  이 책(The Public Administration Theory Primer)의 초판에서는 모든 학생, 학자, 행정 실무자가 언젠가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다루려 했다. 우리가 연구와 실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결과, 원인과 같은 것을 이해하기 위한 어떤 구조나 개념틀, 다시 말하면 이론이 필요하다. 행정학 분야의 큰 문제는 이론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부족보다는 일종의 과잉에 있다. 가장 큰 도전은 여러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관점을 정리하고, 종합하며, 이해하는 것이다. 입문서의 초판은 이러한 도전을 해결하는 것을 분명한 목표로 삼았다.

  이 책은 2003년에 출판된 이래로 수많은 강사가 교재로 채택하고 수백 편의 학술 논문에서 인용됐으며, 수천 명의 학생과 학계를 위한 이 분야의 총람 역할을 했다. 이 책은 지속적으로 표준 참고 문헌의 역할을 해 왔지만, 학계 안팎의 변화들로 인해 초판은 이제 개정이 필요하게 됐다. 출판 이후로 행정이론에도 수많은 새로운 발전과 공헌이 있어 왔다. 정부와 관리상의 변화는 다른 유형의 이론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 그리고 원판과 심지어 3년 전에 출판된 두 번째 판에서 광범위하게 다룬 개념과 모형 중의 일부는 지지를 받지 못하거나 후속 작업으로 대체됐다.

  이전 판보다 더 광범위한 논의를 하게 됨에 따라, 공공재 전달 방식의 급격한 변화는 행정이론에서의 극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세 번째 판은 초판의 주제의 초점과 일반적인 구성을 유지하되, 최신 방향성과 발전 내용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개정됐다. 여기에는 관료제의 책임성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 보고가 증가하는 것(제2장 참조), “공동국가(hollow state)” 또는 “그림자 관료제(shadow bureaucracy)”의 지속적인 진화와 네트워크이론의 등장(제5장 참조), 의사결정이론, 특히 합리적 선택(제7장, 8장 참조)에 큰 함의를 주는 새로운 심리/생물 행태연구를 포함한다. 제3판에서 새롭게 다룬 것은 포스트모던이론과 의사결정이론과 관련된 감정노동과 인지심리학에 대한 좀 더 광범위한 논의다. 국내·외 공·사조직이 점차 필연적으로 상호 연결됨에 따라, 협력적 거버넌스는 공공서비스 전달의 강력한 이론틀의 관념을 완전히 재편하고 있다. 우리가 이 개정판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발전은 학자들이 이제 막 분석을 시작한 정당성과 책임성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장에 걸쳐 십수 년 이상의 새로운 연구의 공헌이 실려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흔히 쓰이는 개념틀의 견고성에 대한 우리의 결론을 바꿨다(제10장 참조).

  제3판 출판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이 계셨다. 탈고에 이르기까지 인내심과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준 Westview 출판사의 편집자인 Ada Fung에 감사한다. 또한 Chris Larimer의 연구조교로서 해당 분야의 새로운 연구들을 조직하고 토론하고 분석하는 데 기여한 Tigstu Woldeyohanns의 노고에 감사한다. 또한 제3판에 이르기까지 그 노고를 언급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빚을 진 분들이 많이 있다. KenMeier, Leisha DeHart-Davis와 Tom Catlaw가 포함된다. 일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캔자스대학교 행정학과, 네브래스카대학교 정치학과, 노던아이오와대학교 정치학과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Dwight Waldo로부터의 영감에 감사드린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배우자인 Mary Frederickson, Kelly Smith, Danielle Larimer, Kirsten Licari의 변함없는 사랑과 지원에 감사한다.

 

<차례>

제1장 서론: 이론의 가능성

- 행정학에서 이론은 왜 필요한가? 

- 이론의 활용

- 유용하고 신뢰할 만한 행정이론은 가능한가? 

- 행정학의 현대 이론들 

 

제2장 관료제의 정치적 통제이론

- 서론: 관료제의 통제이론은 무엇인가? 

- 정치와 행정의 차이 

- 관료제는 통제 불능인가? 

- 대리인이론 

- 결론 

- 요약 

 

제3장 관료정치이론

- 서론: 관료정치이론은 무엇인가? 

- 정치이론으로서의 행정이론 

- Allison의 관료정치 패러다임 

- 정치, 권력, 그리고 조직 

- 네트워크와 관료정치 

- 대표관료제 

- 결론 

- 요약 

 

제4장 공공제도이론

- 제도이론 

- 기본 아이디어 

- 조직에서 제도까지 

- 계층제 

- 계층제의 대안들 

- 제도 유형 비교 

- 고신뢰 체계 

- 저신뢰 체계와 개선 

- 체계 분절 

- 쓰레기통과 지대추구 

- 혁신의 확산 

- 결론 

- 요약 

 

제5장 공공관리이론

- 서론: 공공관리이론의 발전 

- 전통적 관리이론의 약진 

- 공공관리로서의 리더십 

- 계약에 의한 관리 

- 거버넌스 

- 결론 

- 요약 

 

제6장 포스트모던이론

- 조직 인간주의와 탈실증주의 

- 행정학에서의 포스트모던 관점 

- 포스트모던 행정이론을 찾아서 

- 결론 

- 요약 

 

제7장 의사결정이론

- 서론 

- 의사결정이론의 진전 

- 결과의 논리 재탐색 

- 제한된 합리성과 적절성의 논리 

- 결론 

- 요약 

 

제8장 합리적 선택이론과 비합리적 행태

- 서론: 합리적 선택이론은 무엇인가? 

- 합리적 자기-극대화 관료 

- 신뢰와 비합리적 관료 

- 자기-극대화 시민과 Tiebout 가설 

- 새로운 정설로서의 합리적 선택 

- 결론 

- 요약 

 

제9장 거버넌스이론

- 서론: 행정학의 거버넌스이론에 대한 필요 

-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형 

- 신공공관리론으로서의 거버넌스 

- 행정학을 위한 단일화된 분석틀로서의 거버넌스? 

- 협력적 거버넌스 이론 

- 결론 

- 요약 

 

제10장 결론: 이론의 미래는 밝은가?

- 관료제의 정치적 통제이론 

- 관료정치이론 

- 공공제도이론 

- 공공관리이론 

- 포스트모던이론 

- 의사결정이론 

- 합리적 선택이론과 비합리적 행태 

- 거버넌스이론 

- 행정이론 

 

<지은이 소개>

H. George Frederickson

Distinguished Professor Emeritus of Public Administration at the University of Kansas

 

Kevin B. Smith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Nebraska, Lincoln

 

Christopher W. Larimer

Associate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Northern Iowa

 

Michael J. Licari

Provost and Vice President for Academic Affairs at Indiana State University

 

<옮긴이 소개>

오승은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연세대학교 행정학사 및 동 대학원 석사·박사

- 주요 관심 분야: 공공조직 성과와 공기업

- 주요 저서: 행정학원론(박영사(공저), 2022), 근린자치제도론(박영사(공저), 2015), 지방자치의 쟁점(박영사(공저), 2014) 등

 

민주홍

- 제주대학교 생활환경복지학부 부교수, 지속성장데이터사이언스학부 겸임교수

- (전) University of Alberta 조교수

- 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 학사 및 동 대학원 아동가족학과 석사, USC 노년학과 박사

- 주요 관심 분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가족 및 돌봄정책

- 주요 저서: 한국사회와 노인(Bookk(편저), 2019)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