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사회문제와 정부 정책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든 그렇지 않든 언제나 우리 삶 가까이에 존재한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니고,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의 선택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 또한 삶의 방향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교육, 부동산, 노동, 가족, 노후 등과 관련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차원의 과제가 됐으며, 정부 정책의 방향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이 어떻게 정당화되고, 어떻게 집행·평가돼야 하며,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는 정책학이 제기하는 핵심적인 질문이다. 아울러, 개인과 공동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호기심을 품고 대학에 들어간 후 지금까지 정책을 공부해 왔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과 인디애나대학교 교수 생활을 거쳐, 지금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에서 정책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강의와 논문, 세미나, 학술대회를 통해 다양한 정책 이론과 현실의 만남을 깊이 있게 탐구해 왔다. 물론 여전히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개인과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런 해답은 평생 찾아도 닿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답에 조금이나마 다가가기 위해 지금도 읽고, 고민하며, 토론하고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학문적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름의 정책에 대한 시각과 철학도 생겼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품어 온 정책에 대한 고민을, 선배 학자들의 지식과 경험 위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 결과물이다. 정책학의 본질과 실천적 의미를 되짚어 보면서, 최근의 다양한 정책 사례를 통해 이론과 현실이 어떻게 맞닿는지를 함께 탐색해 보고자 했다.
이 책은 정책학을 처음 만나는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입문서다. 정책학의 기본 개념부터 주요 이론과 모형이 실제 정책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쉽고 명확하게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정책학을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이 책이 탄탄한 출발점이 돼 이후 다양한 전공 서적과 학술 논문으로 학습을 확장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강의자의 입장에서도 수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15주간 진행되는 한 학기 수업을 기준으로, 정책학의 핵심 이론과 모형을 실제 정책 사례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효과적으로 강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늘 곁에서 응원해 주고 영감을 준 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정책이 오늘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5년 6월
안암동 상남정경관 연구실에서
정해일
<차례>
1장 정책과 정책학
1.1 정책의 개념
1.2 정책학의 시작과 발전
1.3 정책에 내포된 가치
1.4 정책의 네 가지 구성 요소와 역할
1.4.1 권위 있는 정부기관
1.4.2 정책 목표
1.4.3 정책수단
1.4.4 정책 대상 집단 또는 정책 대상자
1.5 정책의 유형
1.5.1 권력과 강제력에 따른 정책 분류: Lowi의 정책 분류
1.5.2 기능적 특성에 따른 정책 분류: Almond와 Powell의 정책 분류
1.5.3 규제의 목적과 대상에 따른 정책 분류: Ripley와 Franklin의 정책 분류
2장 정책환경, 정치체제, 정책
2.1 정치체제와 정책
2.2 정책결정요인론
2.2.1 정책결정요인론의 등장과 발전
2.2.2 정치체제의 역할과 한계, 그리고 정책환경
2.3 정치체제의 특성과 정책
2.3.1 정치체제의 담당자
2.3.2 정치체제의 구조
2.3.3 정치체제의 정치 이념
2.3.4 정치체제의 정치·행정문화
2.4 정책환경과 정책의 상호 영향
3장 정책 과정과 참여자
3.1 정책 과정
3.2 공식적 참여자
3.2.1 의회: 국회
3.2.2 대통령
3.2.3 행정기관
3.2.4 사법부
3.2.5 중앙은행: 한국은행
3.3 비공식적 참여자
3.3.1 정당
3.3.2 이익집단
3.3.3 비영리집단
3.3.4 언론매체
3.3.5 정책전문가, 정책공동체, 연구소
3.3.6 일반 시민, 여론 그리고 공론화
4장 정책참여자들의 위계와 상호 작용
4.1 권력이론과 모형의 의의
4.2 전통적 권력이론과 모형
4.2.1 엘리트론
4.2.2 다원주의론
4.2.3 신엘리트론
4.2.4 신다원주의론
4.2.5 하위정부모형
4.2.6 그 밖의 전통적 권력모형
4.3 현대적 권력이론과 모형 1: 정책네트워크이론과 모형
4.4 현대적 권력이론과 모형 2: 거버넌스이론과 모형
4.4.1 거버넌스이론의 등장과 의의
4.4.2 거버넌스의 내용과 특징
4.4.3 거버넌스의 대표적 유형
4.4.4 거버넌스의 주요 유형에 따른 성공 요인
4.4.5 정책네트워크모형과 거버넌스모형의 차이
4.5 주도적 행위자와 행위자의 범위에 따른 권력모형의 분류
5장 정책의제 설정
5.1 정책의제 설정 과정과 유형
5.1.1 정책의제 설정의 의의와 과정
5.1.2 정책의제 설정에서의 행위자, 경로, 반복성
5.2 정책의제 설정이론
5.2.1 다원론
5.2.2 무의사결정론
5.3 정책 주도 행위자와 개방성에 따른 정책의제 설정 모형
5.4 정책 채택의 시기·과정·이유에 기반한 정책의제 설정 모형
5.4.1 다중흐름모형
5.4.2 이슈관심주기이론
5.4.3 혁신확산이론과 동형화이론
5.5 정책의제 설정을 좌우하는 요인
5.5.1 정책의제 설정의 주도적 참여자
5.5.2 정치적 요인과 사건
5.5.3 문제의 특성과 극적 사건
5.6 정부의 선제적 의제 설정의 의의와 한계
5.6.1 의의
5.6.2 한계
6장 정책분석
6.1 분석적 결정의 의미와 절차
6.2 정책문제의 분석 및 목표 설정
6.2.1 정책문제에 대한 주요 분석 작업
6.2.2 정책 목표 설정의 핵심 요소
6.3 정책문제의 정의
6.3.1 정책문제 정의의 의미와 중요성
6.3.2 정책문제의 객관적 문제 상황과 주관적 문제 정의
6.3.3 정책문제의 바람직한 정의
6.3.4 정책문제에 대한 인식 틀과 정책 개입의 정당성
6.4 정책 목표의 설정
6.4.1 정책 목표의 설정 기준과 단계
6.4.2 정책 목표 간의 충돌과 국지합리성
6.5 정책 대안의 탐색
6.5.1 정책 대안 탐색의 의의
6.5.2 정책 대안 탐색을 위한 주요 자원과 방법
6.5.3 정책 대안 탐색의 순서
6.6 주요 정책 대안의 종류와 적용
6.6.1 시장을 통한 해결
6.6.2 세금과 보조금을 활용한 인센티브 자극
6.6.3 새로운 규제의 제시
6.6.4 비시장을 활용한 공급
6.6.5 정부에 의한 보증과 완충 작용
6.7 정책 대안의 결과 예측
6.7.1 정책 대안의 결과 예측 방법
6.7.2 정책분석에서의 불확실성
6.7.3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법
6.8 정책 대안의 비교 평가
6.8.1 정책 대안 비교 평가의 필요성
6.8.2 소망성 평가 기준
6.8.3 실현 가능성 평가 기준
6.8.4 정책 대안의 비교 평가 방법과 적용
6.9 분석적 결정의 한계
6.9.1 분석적 결정의 방법론적 한계
6.9.2 분석적 결정의 과도한 비용과 제한된 효과
6.9.3 정책결정자의 능력 및 시간의 한계
6.9.4 조직 및 집단의 제약과 실현 가능성
7장 정책 결정
7.1 정책결정모형의 필요성과 합리모형 그리고 대안모형의 등장
7.1.1 정책결정모형의 필요성과 합리모형
7.1.2 합리모형의 내용과 한계
7.1.3 합리모형의 대안으로 제시된 주요 정책결정모형
7.2 만족모형
7.2.1 만족모형의 내용
7.2.2 만족모형의 평가
7.2.3 만족모형의 적용
7.3 전망이론
7.3.1 전망이론의 내용
7.3.2 전망이론의 평가
7.3.3 전망이론의 적용
7.4 점증모형
7.4.1 점증모형의 내용
7.4.2 점증모형의 평가
7.4.3 점증모형의 적용
7.4.4 비점증적 정책결정모형
7.4.5 합리모형과 점증모형의 절충: 혼합주사모형
7.5 회사모형
7.5.1 모형의 등장
7.5.2 표준운영절차
7.5.3 세 가지 주요 변수
7.5.4 네 가지 핵심 연결 개념
7.5.5 회사모형의 평가
7.5.6 회사모형의 적용
7.6 쓰레기통모형
7.6.1 모형의 등장
7.6.2 세 가지 전제 조건
7.6.3 의사 결정의 네 가지 요소
7.6.4 쓰레기통모형에 의한 의사 결정의 대표적 방식
7.6.5 쓰레기통모형의 평가
7.6.6 쓰레기통모형의 적용
7.7 앨리슨모형
7.7.1 모형의 등장
7.7.2 주요 내용 및 비교
7.7.3 Allison에 의한 모형의 적용: 쿠바 핵미사일 도입 사건
7.7.4 앨리슨모형의 평가
7.7.5 앨리슨모형의 적용
7.8 집단적 의사 결정의 장점과 한계
7.8.1 정책 결정에서 집단적 의사 결정의 장점
7.8.2 정책 결정에서 집단적 의사 결정의 한계
8장 정책 집행
8.1 정책 집행의 의미와 성공 조건
8.1.1 정책 집행 연구의 의의
8.1.2 정책 집행의 의미와 중요성
8.1.3 정책 집행과 정책 결정
8.1.4 정책 집행의 성공 조건
8.2 정책수단론
8.2.1 정책수단론의 등장과 발전
8.2.2 정책조합과 정책짝짓기
8.3 정책집행이론의 발전과 접근 방법의 개요
8.3.1 고전적 정책집행론과 한계
8.3.2 현대적 정책집행론의 등장
8.3.3 정책집행이론의 발전
8.4 하향적 접근 방법
8.4.1 하향적 접근 방법의 개념과 핵심 요소
8.4.2 하향적 접근 방법의 장점
8.4.3 하향적 접근 방법의 한계
8.5 상향적 접근 방법
8.5.1 상향적 접근 방법의 개념과 핵심 요소
8.5.2 상향적 접근 방법의 장점
8.5.3 상향적 접근 방법의 한계
8.6 통합적 접근 방법
8.6.1 정책 상황에 따른 적절한 접근 방법의 선택: 상황적 집행
8.6.2 동태적인 정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상호 적응적 집행
8.6.3 정책 집행 연구의 새로운 방향
8.7 집행 현장의 중요성과 일선 집행관료의 재량권
8.7.1 집행 현장의 중요성
8.7.2 일선 집행관료 재량권의 필요성
8.7.3 일선 집행관료 재량권의 문제점과 한계
8.7.4 일선 집행관료의 일반적 행태와 해결 방안
9장 정책 평가와 환류
9.1 정책평가론의 등장과 발전
9.1.1 정책평가론의 등장 배경
9.1.2 정책 평가의 역할과 전망
9.2 정책 평가의 개요
9.2.2 정책 평가의 목적
9.2.2 정책 평가의 세부 종류
9.2.3 정책 평가의 중심 축: 총괄평가와 과정평가
9.3 총괄평가
9.3.1 효과성 평가
9.3.2 효율성 평가
9.3.3 형평성 평가
9.3.4 총괄평가의 의의와 한계
9.4 과정평가
9.4.1 인과관계 파악을 위한 과정평가
9.4.2 집행과정평가
9.5 정책 평가의 절차
9.6 정책 평가의 활용과 정책 환류
9.6.1 정책 평가의 활용 방식
9.6.2 정책 환류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 평가 방안
9.6.3 정책 환류 과정에서 정책 평가의 활용 사례
10장 인과적 정책 평가
10.1 인과적 정책 평가의 개념과 근본적 한계
10.1.1 인과적 정책 평가의 개념
10.1.2 인과적 정책 평가의 근본적 한계
10.2 인과적 정책 평가 방법의 개요
10.2.1 비실험적 방법
10.2.2 실험적 방법
10.3 비실험적 방법에 의한 인과적 정책 평가
10.3.1 집단 비교 방법과 자기 선정 효과
10.3.2 전후 비교 방법과 시간 효과/사건 효과
10.3.3 비실험적 방법의 본질적 문제: 허위변수 개입
10.3.4 비실험적 방법의 본질적 문제: 교란변수 개입
10.4 사회실험적 방법에 의한 인과적 정책 평가에 대한 개요: 준실험과 진실험
10.5 준실험설계를 이용한 인과적 정책 평가: 이중차분법의 설계
10.5.1 대표적 준실험설계인 이중차분법과 논리
10.5.2 이중차분법의 약점
10.5.3 이중차분법의 약점 보완 방법
10.6 진실험설계를 이용한 인과적 정책 평가: 무작위 통제실험의 설계
10.6.1 진실험의 논리와 강점
10.6.2 진실험의 약점과 보완책
10.6.3 진실험과 준실험의 비교
10.7 자연실험을 이용한 인과적 정책 평가: 이중차분법 적용이 가능한 자연실험
10.7.1 자연실험의 의의
10.7.2 자연실험의 장점과 단점
11장 정책 변동
11.1 정책 변동의 유형, 형태 및 원인
11.1.1 정책 변동의 의미와 유형
11.1.2 정책 변동의 형태와 원인
11.2 문제와 자원의 변화에 따른 정책 변동
11.3 정치체제의 변화로 인한 정책 변동
11.3.1 정치체제 담당자의 변화
11.3.2 정치체제의 구조 변화
11.3.3 신념 체계의 변화
11.3.4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
11.3.5 정책의 창과 정책 변동
11.4 불필요한 정책 변동과 대책
11.5 정책 변동, 저항, 그리고 성공적인 정책 변동의 전략
11.5.1 합리적 정책 변동의 필요성
11.5.2 정책 변동에 대한 저항
11.5.3 성공적인 정책 변동의 전략
<저자 소개>
정해일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에서 수학하며 최전방에서 육군병장으로 복무했고 학과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정책학 석사와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9년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오닐행정환경대학원에서 교수로 시작해, 2015년부터는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교육과 연구에 힘쓰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석탑연구상, 석탑강의상, 교우회 학술상 등을 수상하며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의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학술적 연구로는 교육, 노동, 삶의 질, 가족 및 출산, 사회적 불평등, 교정 등 다양한 정책 분야를 포괄하며,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정책의 인과적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해 왔다. 이러한 연구는 Journal of Policy Analysis and Management,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Public Management Review, Journal of Labor Economics 등 세계적 수준의 SSCI 등재 학술지에 다수 게재됐으며, 정책학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개발교육사업 평가를 비롯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감사원, 서울특별시 등 국내외 주요 공공기관과 협력하며, 정부 보조사업, 지자체 사업, 민간위탁 사업 등의 정책 실효성을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 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동티모르 등에서 수행한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는 실증적 성과와 이론적 기여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또한 현실과 밀착된 정책 주제를 통해 정책학의 실천적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정책학의 이론과 실증, 국내와 국제, 정치와 과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통합적 시각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저서로는 도서출판 윤성사에서 출간한『Data Analysis for Social Science -Fundamental Methods』(2024)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