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나는 왜 이 책을 쓰는가?
세상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방향은 AI, 데이터, 네트워크, 플랫폼이라는 언어들로 정의되는 AI·디지털 대전환이고, 그 변화의 중심축(kingpin)은 인공지능(AI)이다.
행정과 국정운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데이터, 즉 증거 기반(evidence-based)으로 국정의 위험(risk)과 기회(opportunity)를 미리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해 정책의 효과를 높이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국정운영, 국가경영에서 AI·디지털 대전환의 핵심 비전이자 전략이 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사례는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통계개발원은 2020년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측 모델링에 활용해 선제적인 종합정책을 수립했고, 산업·직업 분류 코딩 시스템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통계 분류의 정확성을 높이고 예산도 절감했다. 이처럼 AI와 빅데이터는 국정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민간에서는 신약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고, 고객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되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고객 만족도도 높이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정운영에 좀 더 포괄적으로 적용한 사례는 기획재정부가 2022 년 1월 3일에 개통한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dBrain)에서 찾을 수 있다. dBrain은 국가재정정보관리 시스템이다. AI·디지털 전환 시대에 국가의 재정을 관리·운용하는 차세대 dBrain의 구축에 어떤 비전과 전략이 필요한지는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다. “데이터 기반 재정운용과 정책결정 지원”이라는 비전에 따라 차세대 dBrain에 재정 데이터 플랫폼인 ‘코피스(KOFIS)’, AI 기반 데이터 분석 인프라인 ‘코다스(KODAS)’, 그리고 데이터 기반 실시간 국정 상황 관리 시스템인 ‘코라스(KORAHS)’를 구축했다. 국가재정정보관리 시스템인 dBrain에서 24개, 나라의 재정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재정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 GDP 전망과 세수 추계, 국정상황을 관리하는 ‘플랫폼 정부’로서의 기능까지 구현한 것이다. 이 책은 차세대 dBrain 구축 사례와 경험을 토대로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더 나아가 국가경영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먼저, 제1장은 차세대 dBrain 전면 재구축 사례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dBrain이 국가재정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AI·디지털 혁신정부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2장은 왜, 어떻게 차세대 dBrain이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에 활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데이터 플랫폼과 AI 기반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갖추고, 중앙과 지방의 약 100만 명의 모든 공무원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정책결정을 할 수 있어, 범정부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장과 제4장은 데이터 분석 인프라인 코다스(KODAS)와 국정 상황 관리 시스템인 코라스(KORAHS)의 개념 설계와 그 구축 사례, 운영방식 등에 대해 소개하며, 제5장은 미래 정책결정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한 수평적 점검(horizon scanning)을 통해 국정을 관리하는 해외 사례를 살펴 본다.
제6장과 제7장, 제8장에서는 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더 나아가 국가경영의 비전과 방법론, 그리고 미래에 가능한 예견적 국정운영의 모습을 그려 본다.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국가경영의 미래가 어떻게 가능한가?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플랫폼 구축을 통해서이다. 재정경제 디지털 트윈의 개발과 적용을 통해 ‘뉴 패러다임’의 재정경제정책의 혁신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국정의 새로운 모습을 그려볼 것이다. 이런 모습들은 차세대 dBrain을 구축하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제 그것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이 책을 준비한다.
차세대 dBrain 구축사업은 600여 명의 전문인력이 참여해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3년 동안 진행됐다. 특히 데이터 과학과 AI 기술을 활용한 GDP 전망, 세수 추계 등은 처음 시도한 것이었고, 그 실현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많은 위험을 안고 착수되었다. 거시경제·재정 전문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와 AI 전문가, 관계부처 정책담당자 등 40여 명이 1년 동안 총 83회의 회의를 통해 다양한 시도와 치열한 토론, 검증작업을 하는 협업을 통해 이루어 냈다. 기획재정부 추진단, 한국재정정보원, 삼성SDS컨소시엄사업단, 정부 내 관계 부처, 엄청난 데이터를 연계한 833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주사업자인 삼성SDS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재정 데이터 거버넌스 표준과 매뉴얼 마련, CX 전면 개편, 코라스 구축 등 당초 제안요구서(RFP)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시스템을 구현해 주었고, 과업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삼성SDS가 개발한 Brightics AI를 활용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까지 완비할 수 있었다.
한국재정정보원은 다년간 시스템을 운영한 경험을 활용해 사업 초기부터 참여하여, 1만 4,762본의 개발 프로그램의 품질을 검증하고, 여섯 차례의 통합 테스트를 완벽하게 수행해 시스템 안정화 이후 단 한 차례의
시스템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다. 차세대 dBrain 사업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차세대 dBrain 사업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AI·디지털 혁신정부의 기반을 만들었다. AI·디지털 혁신정부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국정 전반에 대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 플랫폼과 이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인프라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모든 공무원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차세대 dBrain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데이터 플랫폼과 분석 인프라를 구축했고, 중앙과 지방에 있는 100만 명의 모든 공무원들이 보안이 완벽한 행정망을 통하여 접속해 재정업무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활용, 각 분야의 정책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발 더 전진해야 한다. 사용자인 공무원들의 AI·데이터 활용 역량을 키워야 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 국정 상황 관리시스템인 ‘코라스(KORAHS)’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국정의 전반을 360도에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2022년 5월에 시작한 ‘재정경제 디지털 트윈’ 연구개발 사업은 이러한 전진과 고도화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2025년 6월 4일 출범한 새정부는 인공지능 대전환(AX)를 통해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AI 3대 강국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의 첨단 AI 혁신정부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범국가적 차원에서 AI·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국가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 인공지능 전환(AIX)과 디지털 전환(DX)을 과감하게 추진해 이를 기반으로 성장과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어 내야 한다. 차세대 dBrain에 이미 구축된 디지털 자산을 잘 활용하고, 더 고도화한다면 적어도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미래” 만큼은 2~3년의 기간 안에 실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대전환(AX)과 AI 혁신정부의 비전을 이룰 수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명실상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더 나아가 국가경영의 미래를 열어보자. 저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책을 쓰는 이유다.
2025년 7월
서울과 독일 라인니쉬에서
저자 일동
<차례>
프롤로그 나는 왜 이 책을 쓰는가?
1장 차세대 dBrain, AI 혁신정부의 기반이 되다
1. 차세대 dBrain의 구축 방향
2. AI 기반 데이터 분석 인프라, 코다스
3. 데이터 기반 정책 상황관리 시스템, 코라스
4. AI 혁신정부를 향한 과제
2장 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플랫폼, 왜 차세대 dBrain인가
1. 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방향성
2. 의사결정지원 시스템(DSS)
3. 실시간 정부의 구현
4. 플랫폼으로서의 정부
3장 데이터 과학과 코다스 개념 설계
1. 데이터 과학과 데이터의 전략
2. AI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다스
3. 코다스의 설계와 구현 목표
4장 코라스 개념 설계와 정부의 정책 상황 관리
1. 코라스의 목표와 개념 설계
2. 코라스의 단계별 분석 모델
3. 코라스와 정부의 정책 상황 관리
5장 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해외 사례
1. 미래 정책결정을 위한 수평적 점검
2. 해외의 미래 정책결정 활동
6장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비전과 방법론
1. 제4차 산업혁명과 코라스의 모델·방법론
2. 산업혁명의 재해석
3. 제4차 산업혁명의 구현 모델
4. 정부의 AI·디지털 전환과 차세대 dBrain
7장 코라스, 한국형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미래
1. 코라스와 국가 재정경제 디지털 트윈
2. 재정경제 디지털 트윈의 분석 모형
3. M-ABM 분석 모형과 ‘뉴 패러다임’의 재정경제 정책
4. 데이터 기반 국정운영 플랫폼과 미래의 국정운영
8장 미래 예견적 국정운영과 AI 혁신정부
1. 정부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
2. 국정운영의 반응성과 책무성
3. 미래 예견적 국정운영이란 무엇인가
4. AI·데이터 기반 국정운영의 미래
에필로그 AI·데이터 기반으로 국가를 경영하자
<저자 소개>
윤정식
[기획재정부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 구축 추진단 단장]
건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다. 36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 재정기획심의관 등을 역임했고, 2019년 차세대 dBrain 사업 추진단장으로 이 사업의 준비와 착수, 시스템 구축과 개통, 안정화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완수했다.
김신곤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조지아주립대학교 경영정보학 박사로 차세대 dBrain에 실시간 연계된 데이터를 활용해 정책 상황 파악, 진단·예측, 선제 대응하는 정책 상황 관리 시스템 코라스의 개념 설계와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상원
[원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과 교수]
KAIST 공학 박사로 단순히 재정업무만을 처리하던 dBrain을 데이터 흐름과 활용을 중심으로 재설계해 차세대 dBrain을 ‘데이터 기반 정책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송석현
[국립경국대학교 디지털ICT공학과 교수]
연세대학교 공학 박사로서 AI데이터를 전공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감사원 감사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한국디지털정부학회 초대 학회장을 맡고 있다. 2019년 기획재정부에서 차세대디브레인 구축 시 데이터 정책을 지원했으며, 2022년 정부혁신 유공으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