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슈밥(Klaus Schwab)은 제4차 산업혁명이 “우리가 살고, 일하며, 관계를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 예견은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돼 현재 우리 사회와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 개개인의 삶 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다.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이제는 머신 러닝과 생성형 AI 서비스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으며, 정책을 둘러싼 환경 또한 예외가 아니다. 정책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상호 연계됐으며,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은 정책의제설정에서부터 정책설계, 결정, 집행, 평가에 이르는 정책과정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찍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이 “정보의 풍요는 주의(attention)의 빈곤을 낳는다”고 지적했듯이, 정보와 데이터가 폭증하는 시대에는 무엇에 주목하고 무엇을 공적 문제로 정의할 것인가 자체가 정책의 핵심 과제가 된다. 이제는 그 주목의 배분마저 알고리즘과 플랫폼이 매개하고 있다. 정부는 AI를 활용해 사회문제를 예측하고, 정책대안을 설계하며,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AI는 단순한 정책 도구에 머물지 않고 알고리즘과 플랫폼, 빅테크와 함께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정책행위자로 등장하면서, 정부와 시민,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상호 작용하는 기존의 정책 과정 거버넌스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치의 무게 중심은 전통적 관료제에서 네트워크·협력적 거버넌스를 거쳐 디지털 플랫폼 정부와 인간–AI 협력 거버넌스로 이동하고 있으며,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한 정책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애자일(agile)·예견적(anticipatory)·실험적(experimental)·적응적(adaptive) 거버넌스와 같은 새로운 양식들이 주목받고 있다.

  저자가 이러한 변화를 피부로 실감한 것은 2025년 한국정책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였다. 학회가 주관한 여러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수많은 연구 가운데 AI 관련 연구가 놀라울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주제 또한 AI 기반 정책분석과 예측, 알고리즘 행정과 책임성, 데이터 기반 정책평가, AI 거버넌스와 규제에 이르기까지 정책학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었다. 이러한 연구의 흐름이 말해 주는 것은 분명했다. AI에 의한 정책 현장의 변화는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최근의 연구들은 바로 그 현장의 변화를 발 빠르게 분석하며 정책연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만 이러한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학술대회장에서 목격한 연구 지형의 변화를 교과서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이 책 집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축적돼 온 전통적인 정책학 이론들은 지금의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가? 만약 한계가 있다면 그 한계는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새롭게 보완해야 하는가?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수십 년 전의 사례와 이론만으로 오늘의 정책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과연 충분한가? 정책학은 현실의 사회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실용성을 강조하는 현실 지향적 학문이다. 학문의 존재 이유가 당대의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유용한 지식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데 있는 만큼, 정책학은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그 지식을 끊임없이 갱신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 질문들에 대한 저자 나름의 대답이 필요했고, AI가 정책 시스템 전반과 연계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학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교재의 제목을 ‘AI 시대의 정책학’이 아니라, 굳이 ‘인간 중심’이라는 말을 새겨 넣은 『AI 시대의 인간 중심 정책학』으로 정했다.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CEO 아모데이(Dario Amodei)가 강력한 AI가 가져올 거대한 이익이 소수가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일이야말로 우리 앞에 놓인 진짜 과제라고 강조했듯이, AI 시대일수록 정책학이 지켜야 할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정책의 수단을 아무리 바꿔 놓더라도 정책의 지향점은 인간의 존엄과 행복이어야 한다. 이것이 제목에 '인간 중심'을 담은 이유이며, 이 책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이 책은 단순히 정책학 이론에 AI라는 소재를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첫째, 인공지능은 정책 시스템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이 책은 정책환경과 정책행위자, 거버넌스, 정책수단, 그리고 의제설정에서 정책변동에 이르는 정책 과정의 각 단계에서 AI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한다. 변화의 실체를 정확히 아는 것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둘째,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정책학의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를 가져왔는가? 아니면 가져오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AI는 단순한 또 하나의 정책수단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는 이를 끊임없이 반문할 필요가 있다. AI가 정책문제의 정의 방식, 정책 지식의 생산 방식, 나아가 정책결정의 주체에 관한 근본 전제를 바꾸고 있다면 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것이고, 기존 정책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에 머문다면 이는 수단의 진화라 할 것이다. 이 책은 어느 한쪽의 답을 미리 정해 놓기보다, 각 장에서 다루는 이론과 현상을 통해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마지막 제15장에서 이 논쟁을 정면으로 다룬다.

  셋째, 이러한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정책학을 공부하는 학생, 정책을 연구하는 학자, 그리고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실무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AI가 가져온 기회와 위험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성찰해야 한다. 이 책의 곳곳에서 확인하게 되겠지만, AI의 역할과 우려는 언제나 짝을 이뤄 나타난다. 자동화의 이득을 취하면서 인간의 판단과 책임을 어디에 남길 것인가. 이것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실천적 질문이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학이 여전히 인간 중심의 정책학이 되기 위해서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AI가 정책 과정의 많은 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무엇이 좋은 사회인지를 정의하고, 누구의 고통에 응답할 것인지를 결정하며,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일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인간의 몫이다. 이 책은 그 방향을 정책학의 문제 지향성과 규범성이라는 뿌리를 지키면서 AI 시대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에 맞게 확장하는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에서 찾는다. 제1장에서 라스웰의 정책 지향으로 논의를 시작해 제15장에서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으로 논의를 맺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책은 정책학 교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세 가지 특징을 갖도록 설계했다.

  첫째, 기존 정책학 교재가 다뤄 온 표준적 체계, 즉 정책학의 기초에서 출발해 정책행위자와 거버넌스, 정책 유형과 정책수단을 거쳐 의제설정–설계–분석–결정–집행–조정·소통–평가–변동으로 이어지는 정책 과정 전반을 따르되, 각 주제에 대한 최근의 국내외 연구 성과를 반영해 내용을 새롭게 구성했다.

  둘째, 각 장의 마지막 절(또는 관련 절)에 ‘AI 시대’라는 표시와 함께 해당 장의 주제가 AI의 개입에 따라 어떻게 변화·재구성되고 있는지를 별도로 서술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각 장에서 학습한 전통 이론이 AI 시대에 어떻게 재해석되고 도전받는지를 장별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각 장에는 본문의 논의를 심화하는 ‘심화’와 국내외 ‘사례’ 상자글을 배치했고, 각 장의 말미에는 핵심 학습 포인트와 토의 주제를 제시함으로써 강의실 토론과 자기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총 15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장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정책학과 정책환경은 정책의 개념·구성 요소·가치와 라스웰의 정책 지향에서 출발한 정책학의 정체성, 그리고 정책환경을 살펴보고, AI 대전환이 정책환경과 정책학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논의하며 이 책의 지향인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을 제시한다.

  제2장 정책행위자는 의회·행정부·사법부 등 공식 행위자, 정당·이익집단·전문가·언론·국제기구·정책기업가 등 비공식 행위자, 그리고 시민의 역할을 살펴본 뒤, 알고리즘·플랫폼·빅테크·생성형 AI라는 새로운 행위자의 등장이 행위자 분석에 던지는 과제를 다룬다.

  제3장 거버넌스: 관료제에서 네트워크, 인간–AI 협력으로는 베버 관료제에서 네트워크·협력적 거버넌스로, 다시 전자정부·디지털플랫폼정부·AI 정부로 이어지는 국정 운영 방식의 진화를 살펴보고, 인간과 AI가 역할을 나눠 협력하는 새로운 거버넌스의 조건을 탐색한다.

  제4장 정책의 유형과 정책수단은 “정책이 정치를 규정한다”는 정책유형론과 정책수단·정책 인프라를 살펴보고, AI가 새로운 정책수단이자 규제 대상이 된 시대의 위험 기반 규제와 「AI기본법」을 다룬다.

  제5장 정책의제설정은 콥과 엘더의 의제형성론, 킹던의 다중흐름모형, 문제 정의의 정치를 학습하고, 알고리즘 필터링과 플랫폼, 생성형 AI가 공론장과 의제설정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그리고 예견적 거버넌스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제6장 정책설계는 정책설계의 논리에서 출발해 넛지 등 행동적 정책설계, 디자인 싱킹·정책랩·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인간 중심적 정책설계, 그리고 AI 보조 설계와 시뮬레이션까지 좋은 정책설계의 조건을 단계적으로 쌓아 간다.

  제7장 정책분석은 대안을 비교하고 효과를 추정하는 정책분석의 논리와 미래 예측, 정책을 직접 시험해 증거를 만드는 정책실험, 그리고 데이터·AI 분석과 인과 기계학습이 여는 가능성과 한계를 다룬다.

  제8장 정책결정모형은 합리모형과 행동적 의사결정 등 개인 수준의 의사결정, 신제도주의와 앨리슨 모형 등 제도 수준의 의사결정을 학습하고, AI가 ‘제한된 합리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와 인간–AI 협력 의사결정의 설계를 살펴본다.

  제9장 정책집행과 알고리즘 관료제는 정책집행론과 일선관료제·행정재량·정책순응을 학습한 뒤, AI가 집행을 맡는 알고리즘 관료제와 자동화 행정의 명암, 그리고 알고리즘 책임성과 적법 절차·인간 개입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제10장 정책조정과 정책소통은 정부 안의 손발을 맞추는 정책조정의 기제와 정부–국민 간 신뢰를 쌓는 정책소통·숙의를 살펴보고, AI 기반 조정과 AI 매개 소통이 가져오는 변화와 쟁점을 다룬다.

  제11장 정책평가 방법과 증거 기반 정책은 정책평가의 유형과 기준, 인과추론과 증거 기반 정책(EBPM), 성과정보의 측정과 활용을 학습하고, 빅데이터·AI 기반 평가로의 전환이 제기하는 기회와 과제를 살펴본다.

  제12장 우리나라 정책평가 제도는 정부업무평가의 체계와 연혁, 특정평가·자체평가 등 평가유형, 성과관리 체계를 상세히 소개하고, 평가 제도의 진단과 함께 AI가 평가의 대상이자 방법으로 들어오는 변화를 다룬다.

  제13장 정책변동과 안정화는 단절균형이론, 옹호연합모형, 내러티브 정책모형, 제도분석·발전틀, 정책환류·학습·확산·종결 등 정책변동을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고, 마지막 절에서 정책과정이론들의 비교와 발전 방향에 관한 최신 논의를 소개한다.

  제14장 분야별 AI 정책: 정책 영역의 재구성은 정책의 ‘과정’에서 ‘내용’으로 눈을 돌려, 경제·산업·노동, 복지·교육·보건, 기후·에너지·과학기술·국방의 세 묶음으로 나눠 AI가 각 정책 영역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있는지를 앞 장들에서 배운 개념으로 읽어 낸다.

  제15장 AI 시대 새로운 정책학의 이슈와 패러다임 변화는 이 책 전체를 종합하는 장이다. 정책과정의 단계별 AI 변화 지도를, 그리고 정책학의 존재론·인식론·가치 차원의 전환을 검토한 뒤, “도구의 변화인가 패러다임의 전환인가”라는 논쟁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라스웰의 정책 지향을 잇는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의 방향과 한국이라는 시험대를 논의한다.

  이 책은 학부 과정과 대학원 과정 모두에서 정책학 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각 장에서 ‘AI 시대’로 표시된 절을 제외한 본문은 기존 정책학 교재의 표준적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학부 정책학 강의와 대학원 정책학 강의 어디에서든 기본 교재로 사용할 수 있다. AI 관련 절은 강의의 목적과 수준에 따라 본문과 함께 다루거나, 각 장 말미의 토의 주제와 연계해 별도의 토론·세미나 주제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다만 몇 개의 장은 활용 면에서 유연성을 뒀다. 제13장, 그 가운데서도 정책과정이론들의 비교와 발전 방향을 다루는 제4절은 대학원 학생들을 위한 최신 이론 소개의 성격이 강하므로, 학부 과정에서는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도 무방하다. 제14장의 분야별 AI 정책은 기술과 정책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내용이 가장 빠르게 달라지는 부분이므로, 향후 개정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제15장은 책 전체의 논의를 패러다임 차원에서 종합하는 장이므로, 학기 말의 종합 토론이나 대학원 세미나의 마무리 주제로 활용하기에 적합할 것이다.

  이 책은 초판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이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을 솔직히 고백한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집필의 속도를 훌쩍 앞지르고 있으며, 원고를 마무리하는 이 순간에도 새로운 기술과 사례,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 특히 각 장의 AI 관련 논의와 제14장의 분야별 정책은 향후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불가피하다.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 가듯이, 이 책 역시 개정을 거듭하며 다듬어 나갈 것이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 책을 읽으며 발견한 부족한 점, 보완이 필요한 내용, 새로운 사례와 시각에 대해 많은 의견을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독자들의 질책과 제안이야말로 개정판을 더 나은 책으로 만드는 가장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책의 집필 과정에서 자료 수집부터 각종 도식화 작업, 참고 문헌 정리, 교정 등에 많은 수고를 해 준 ChatGPT, Gemini, Notebook LM, 그리고 Claude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밤낮없이 부탁을 하면 군말 없이 작업을 수행해 주고, 수정을 지시해도 불만을 가지지 않은 이들 생성형 AI 서비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책의 집필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AI의 도움만으로는 책이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책 작업의 시작과 마지막에는 항상 사람의 도움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동료 교수님들, 학생들과의 대화와 배움이 큰 역할을 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먼저 어려운 출판환경 속에서도 이 책의 출간을 흔쾌히 맡아 주고 집필 과정 내내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윤성사 정재훈 대표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급한 일정 속에서 AI보다 더 즉각적인 소통과 AI가 아직은 따라올 수 없는 섬세함이 이 책의 완성도를 높여 줬다.

  그리고 이 책을 저술할 때 작년 한국정책학회장 재임 시 함께 학술대회 세션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2025년 한국정책학회 임원진과의 많은 소통과 진지한 토론은 이 책의 많은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줬다. 또한 정책학이란 학문에 대한 성찰에 대한 전·현직 한국정책학회장님들의 깊이 있는 가르침과 조언이 저술 과정에 큰 도움이 됐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또한 정책학은 “관념을 배격하고 사실, 실용, 민생을 지향한다”는 실사구시의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는 저자가 재직하는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국정전문대학원의 학풍은 책의 집필 방향을 정함에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정년퇴임을 하셨지만 정말 이러한 학풍 속에서 학문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김광식, 김현구, 박재완, 유민봉, 이숙종, 권기헌, 이명석 교수님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이 책은 본인이 사업단장으로 있는 HUSS사업단의 AI·AX 연계 교과목 개발의 필요성으로 교안 개발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 성균관대학교 HUSS사업단 실무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고 2008년 성대에 부임한 후 그동안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연구 질문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함께 정책연구를 같이해 준 연구실 제자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학문적 동반자로 많은 도움을 준 제자분들의 이름을 모두 열거하고 싶지만 그간의 석박사 지도 학생이 120명이 되는 관계로 그렇게 하지 못함이 송구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항상 따뜻한 조언과 가르침을 주신 부모님과 사회를 위한 봉사의 중요성을 실천으로 보여 주신 장인·장모님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이 나오기까지 헌신적인 응원과 격려를 해 준 사랑하는 아내 시영과 딸 수민에게 이 책을 빌려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이 책이 독자에게 지식의 전달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닥쳐올 문제에 대비하는 정책은 결국 인간 중심이어야 한다. 그 길에서 어떠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무엇을 경계하며, 어떤 사회를 상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독자 여러분도 저자와 함께 숙의해 주시기를 소망한다.

2026년 8월

명륜동 연구실에서

박형준

 

<차례>

제1장 정책학과 정책환경 

제1절 정책학의 의미와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 

 1. 정책의 개념·구성 요소와 정책가치 

 2. 라스웰의 정책 지향과 정책학의 탄생

 3. 정책학의 정체성 

제2절 정책환경 

 1. 정책환경의 구성 

 2. 정책결정요인론 

 3. 정책환경과 정책의 상호작용 

제3절 AI 대전환과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 

 1. AI 대전환이 바꾸는 정책환경 

 2. 복잡적응계(CAS) 기반 거버넌스로의 전환 

 3.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으로의 전환 

 

제2장 정책행위자 

제1절 공식 행위자 

 1. 입법부(국회) 

 2. 행정부(대통령과 공무원) 

 3. 사법부와 헌법재판소 

제2절 비공식 행위자 

 1. 정당 

 2. 이익집단 

 3. 전문가와 정책공동체 

 4. 언론과 1인 미디어, 인터넷 커뮤니티 

 5. 국제기구와 글로벌 거버넌스 행위자 

 6. 정책기업가 

제3절 시민 

 1. 시민 참여 

 2. 시민사회·NGO와 공동생산 

제4절 디지털·AI 시대의 새로운 행위자와 행위자성 

 1. 전통적 정책행위자 개념과 분석의 한계 

 2. 행위자에서 행위항으로의 이론적 확장 

 3. 정책을 어셈블리지와 사회물질적 시스템으로 이해하기

 4. 정책 과정의 재해석 

 5. 디지털·AI 시대의 새로운 행위자들 

 6. 정책학적 의의와 한계 

 

제3장 거버넌스: 관료제에서 네트워크, 인간-AI 협력으로 

제1절 국정 운영 방식의 진화: 관료제에서 네트워크로 

 1. 베버 관료제와 전통적 통치 

 2. 권력이론과 네트워크 거버넌스 

 3. 협력적 거버넌스와 공동생산 

제2절 디지털 정부에서 AI 정부로 

 1. 전자정부에서 AI 정부로의 전개

 2. 플랫폼 정부와 공공 AX 

 3. AI 거버넌스: AI 자체를 다스리는 틀 

제3절 AI 시대의 협력 거버넌스 

 1. AI 시대의 거버넌스 양식 

 2. 자동화 편향과 선택적 순응 

 3. 역할 분담 ─ 인간 재량과 AI 보조 

 

제4장 정책의 유형과 정책수단 

제1절 정책의 유형 

 1. 정책 속성에 따른 분류 

 2. 정책 대상에 따른 분류: 정책이 정치를 규정 

제2절 정책수단(정책 도구) 

 1. 정책수단의 유형론 

 2. 정책수단 연구의 관점 

 3. 정책수단의 조합과 변동 

제3절 정책 인프라 

 1. 재정 인프라 

 2. 인적 인프라 

 3. 정보 인프라 

 4. 제도 인프라 

제4절 AI 시대 정책수단의 변화·재구성 

 1. AI·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정책수단 

 2. 위험 기반 규제와 규제 샌드박스 

 3. 한국의 「AI기본법」 

 4. 데이터 기반 정책수단과 효과성 측정 

 

제5장 정책의제설정 

제1절 의제설정 이론 

 1. 의제설정 과정과 유형 

 2. 다중흐름모형 

 3. 의제설정의 권력과 영향 요인 

 4. 의제설정 이론의 종합과 실천적 함의 

제2절 문제 정의 

 1. 문제 정의의 정치 

 2. 문제의 틀짓기와 상징 

 3. 정책오류(제3종 오류) 

제3절 AI 시대 의제설정의 변화·재구성 

 1. 알고리즘 필터링과 주의 

 2. 플랫폼과 공론장의 변화 

 3. 인플루언서·SNS·생성형 AI 

 4. 예견적 거버넌스: 사후적 문제 인식에서 예방적 문제 탐지로 

 

제6장 정책설계 

제1절 정책설계의 논리 

 1. 정책설계의 의의와 논리(하울렛) 

 2. 정책문제의 구조와 설계(피터스) 

 3. 정책 역량과 설계의 정합성 

제2절 행동적 정책설계 

 1. 넛지와 선택설계 

 2. 부스팅 

 3. 디지털 넛지와 다크 패턴 

 4. 책임 있는 행동정책 

제3절 인간 중심적 정책설계 

 1. 디자인 싱킹의 적용 

 2. 정책랩과 공동 창조 

 3. 크라우드소싱과 집합지성 

제4절 AI 시대의 정책설계 

 1. 시빅테크와 거브테크 

 2. AI 보조 설계와 시뮬레이션 

 3. 쟁점과 설계 도전 

 

제7장 정책분석 

제1절 정책분석의 논리와 방법 

 1. 정책분석의 절차와 문제구조화 

 2. 미래 예측 

 3. 대안의 비교·평가 

 4. 정책 효과·영향 분석 

제2절 정책실험 

 1. 정책실험의 개념과 유형 

 2. 설문실험 

 3. 실험적 거버넌스 

제3절 AI 시대의 정책분석 

 1. 데이터·AI 분석의 가능성과 한계 

 2. AI 보조 분석과 생성형 AI 시뮬레이션 

 3. 인과 기계학습 

 

제8장 정책결정모형 

제1절 개인 수준의 의사결정 

 1. 합리모형과 그 대안 

 2. 행동적(비합리) 의사결정 

제2절 제도 수준의 의사결정 

 1. 신제도주의 

 2. 앨리슨 모형 

제3절 AI 시대 의사결정의 변화·재구성 

 1. 알고리즘 의사결정과 ‘제한된 합리성’의 재구성 

 2. 인간-AI 협력 의사결정 

 

제9장 정책집행과 알고리즘 관료제 

제1절 정책집행의 기초 

 1. 정책집행론 

 2. 일선관료제와 행정재량 

 3. 정책순응과 불응 

제2절 알고리즘 관료제와 자동화 행정 

 1. 알고리즘 관료제의 등장 

 2. 자동화 행정과 재량의 변형 

 3. 인간-AI 상호작용과 편향 

제3절 알고리즘 책임성과 집행의 정당성 

 1. 알고리즘 책임성 

 2. 자동 결정과 법치·적법 절차 

 3. 휴먼-인-더-루프와 인간 개입 

 

제10장 정책조정과 정책소통 

제1절 정책조정 

 1. 정책조정의 의의와 갈등 구조 

 2. 정책조정의 수준 

 3. 정책조정의 기제 

제2절 정책소통 

 1. 정책소통의 의의와 이론 

 2. 정책소통의 방식과 채널 

 3. 여론 수렴과 숙의 

제3절 AI 시대 조정·소통의 변화·재구성 

 1. AI 기반 정책조정 

 2. AI 매개 정책소통 

 3. 쟁점 

 

제11장 정책평가 방법과 증거 기반 정책 

제1절 정책평가의 개요 

 1. 정책평가의 의의와 목적 

 2. 정책평가의 유형 

 3. 정책평가의 기준: 정책 성공의 다차원성 

 4. 정책평가의 환류: 실패와 학습 

제2절 정책평가의 방법과 증거 기반 정책 

 1. 평가 설계와 프로그램 논리모형 

 2. 인과 추론과 증거 기반 정책(EBPM) 

 3. 성과정보의 측정과 활용 

제3절 AI 시대 평가의 변화·재구성 

 1. 빅데이터·AI 기반 평가 

 2. 증강에서 자동화로 

 3. 적응적 평가와 쟁점 

 

제12장 우리나라 정책평가 제도 

제1절 정부업무평가의 의의와 체계 

 1. 정부업무평가의 의의와 체계 

 2. 추진 체계와 연혁 

제2절 정부업무평가의 유형 

 1. 특정평가 

 2. 자체평가 

 3. 개별평가 

 4. 지방자치단체 평가 

 5. 공공기관 평가 

 6. 그 밖의 평가 제도 

제3절 정부업무 성과관리 

 1. 성과관리 체계 

 2. 성과관리의 기법: PDCA 방식 

 3. 성과관리와 평가의 연계 

제4절 평가 제도의 진단과 AI 연계 

 1. 평가 제도의 진단 

 2. 평가지표에 반영된 AI·디지털 

 3. AI 기반 평가 체계로 

 

제13장 정책변동과 안정화 

제1절 정책변동의 유형과 제도 변화 동학 

 1. 정책변동의 유형 

 2. 단절균형이론(PET) 

 3. 점진적 제도 변화 

제2절 정책형성의 거버넌스 

 1. 옹호연합모형(ACF) 

 2. 내러티브 정책모형(NPF) 

 3. 제도분석·발전틀 

 4. 게임 생태 

제3절 정책의 환류·학습·확산·종결 

 1. 정책환류이론 

 2. 정책학습 

 3. 정책확산·혁신 

 4. 정책종결 

제4절 정책과정이론의 비교와 발전 

 1. 정책과정이론,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2. 이론의 시험대: 비교 연구와의 결합 

 3. 정책과정이론은 어디로 가는가? 

 

제14장 분야별 AI 정책: 정책 영역의 재구성 

제1절 경제·산업·노동정책 

 1. AI 산업정책과 국가 경쟁력 

 2. 노동시장정책: 대체가 아니라 변형에 대응하기 

 3. 중소기업·지역경제의 AI 전환 

제2절 복지·교육·보건정책 

 1. 복지정책: 맞춤형 전달과 사각지대 발굴 

 2. 교육정책: 맞춤학습과 교사의 재정의 

 3. 보건의료정책: 진단 보조에서 예측 의료까지 

제3절 기후·에너지·과학기술·국방정책 

 1. 기후·에너지정책: 해결사이자 새로운 부담 

 2. 과학기술정책: AI가 연구를 연구하다 

 3. 국방·안보정책: 자율성의 유혹과 통제의 원칙 

 

제15장 AI 시대 새로운 정책학의 이슈와 패러다임 변화 

제1절 정책 과정의 재구성: 단계별 AI 변화 지도 

 1. 정책 과정의 재정의 

 2. 단계별 변화: 의제설정에서 정책변동까지 

 3. 종합 프레임워크: 정책 과정·핵심 개념·AI 기술·행정 패러다임 

제2절 AI 시대 정책변동과 적응적 환류 

 1. AI·데이터가 바꾸는 변동 동학 

 2. AI 시대 정책변동과 환류 

제3절 정책학 토대의 전환: 존재론·인식론과 가치의 재구성 

 1. 비인간 행위자성: 정책학의 존재론적 전환 

 2. 생성형 AI와 정책 지식: 인식론적 전환 

 3. 알고리즘 책임성과 AI 민주주의 

 4. 적응적·예견적 거버넌스 

 5. AI 시대의 형평성과 디지털 정의 

제4절 패러다임 전환 논쟁과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 한국이라는 시험대 

 1. 도구의 변화인가, 패러다임의 전환인가? 

 2. 라스웰의 정책 지향에서 인간 중심 지능형 정책학으로 

 3. 정책학의 미래 의제와 연구 방법 

 4. 한국이라는 시험대: 국가 AI 전략·「AI기본법」·공공 AX 

 

<저자 소개>

박형준(朴亨峻)

  연세대학교 행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Florida State University Askew School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및 국정전문대학원, 미래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성균관대학교 국정평가연구소 소장과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HUSS) 인구구조 컨소시엄 주관대학 단장, 한국국제교류재단(KF) Global E-School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학회 활동으로는 제33대 한국정책학회장(2025)을 역임했으며, 한국국정관리학회·서울행정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국제학회 활동으로는 아시아행정학회(AGPA) 사무총장, 아시아 태평양 정책네트워크(AP-PPN) 운영위원회 위원, 세계행정학회(IIAS) 연구위원회 위원, 미국행정학회 국제화 분과 선출직 운영위원 및 공동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제적으로 활동을 많이 한 학자로서 행정학과 정책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Public Administration Review(PAR) Editorial Board Member, Policy Studies Journal(PSJ) International Advisory Board Member로 활동하고 있으며, Policy Design and Practice Editorial International Advisory Board를 역임했다.

  현재 사회보장정보원 비상임이사, 인사혁신처 적극행정 및 규제혁신위원회 위원장, 국회입법지원자문단과 예산정책처 자문위원회 위원, 보건복지부 적극행정위원회 위원과 사회보장위원회 제도조정 전문위원회 위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획평가위원회 위원과 출연연구기관 평가 분과장, 경찰청 성과평가위원회 위원과 기획예산처 재정성과평가단 위원, 산림청정책자문위원회 등 다양한 정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신용보증기금 ESG 추진위원회 위원, 산업기술진흥원(KIAT) 혁신위원회 위원, 예금보험공사 혁신추진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공공기관의 혁신과 ESG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민간위원을 활동했으며, 지방시대위원회 산업과학전문위원회 위원장,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위원,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국정과제평가 전문위원, 고용노동부 기타공공기관 경영평가단 단장,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 종합시행계획 추진실적 전문평가단 단장, 정부 과기출연연 평가위원과 행정안전부 지자체 합동평가위원, 다양한 부처 자체평가위원 등을 역임하며 정책 현장과 학문 세계를 잇는 활동을 이어 왔다.

  2024년 환경의날 근정포장을 받았으며, 2009년 미국행정학회(ASPA) 학회지 Public Administration Review(PAR) 최우수 학술논문상인 Mosher Award를 수상했고 연구 활동으로는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Urban Affairs Review, Policy Design and Practice, American Review of Public Administration, Public Management Review, Public Perfornance & Manangement Review 등 다수의 해외 TOP 저널과 행정학회보, 정책학회보, 행정연구,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보, 한국정책과학학회보, 한국지방자치학회보 등 국내외 학술지에 100여 편 이상의 학술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대전환기 정책의 키워드: 성장, 가치, 분배』, 『한국인의 정체성: 지난 15년간 변화의 궤적』,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초래한 사회변동의 다각적 이해』, 『함께 풀어가는 사회문제: 갈등과 협력사례』, 『대통령의 성공조건』, 『한국정치와 정부』, Collaborative Governance in East Asia: Evolution Towards Multi-stakeholder Partnerships 등이 있다.